Kearney Insight

자율형 AI가 비즈니스를 뒤흔든다: 당신은 이 변화를 이끌 준비가 되어 있는가?

2025.11.21

 

2025년 런던에서 열린 AI 월드 컨그레스(AI World Congress)에서 라먀니 바수(Ramyani Basu)는 자율형 AI가 어떻게 엔터프라이즈 운영 방식을 재편하고 있는지, 그리고 왜 이 변화가 단순한 자동화를 훨씬 넘어서는 전사적 전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하였다. 아래는 그의 발표에서 도출된 핵심 인사이트이다.

 

 

1. AI의 현재 위치

 

AI는 더 이상 하나의 기술 플랫폼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과거 기술들이 비교적 예측 가능한 도입 곡선을 그리며 확산되었다면, AI의 임팩트는 비선형적
(Non-linear)으로, 전 산업을 유례없는 속도로 뒤흔들 것이다. 기계는 이제 단순히 ‘생각하는 것’을 넘어선다. 서로 연결된 상태에서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주체가 되고 있다. 이 점이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지점이며, 리더들이 문제 해결 방식, 의사결정 구조, 가치 창출 메커니즘을 근본적으로 다시 설계해야 함을 의미한다.
경영진에게 있어 AI에 대한 전략적 포지셔닝을 설정할 수 있는 시간 창은 빠르게 닫히고 있다. 
이 변곡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조직은, 내일의 비즈니스 과제를 오늘 AI로 풀어내는 경쟁사들에 의해 즉시 뒤처질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2. AI 전환의 세 가지 유형


자율형 AI가 전략 기획과 기업 운영에 어떤 함의를 갖는지 논하기 전에, 먼저 AI의 진화 경로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모든 AI가 동일한 것은 아니며, 우리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려면 우리가 어디에서 출발했는지, 즉 보조(Assisted)에서 증강(Augmented), 그리고 자율형(Autonomous) AI로의 여정을 이해해야 한다. 오늘날까지 세 가지 뚜렷한 AI 활용 형태가 등장하였다. 각각은 기계가 인간의 의사결정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어떻게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지원형 AI (Assisted AI)

“지원적이지만 정적인 AI”
Assisted AI는 AI 도입의 기초 계층을 형성한다. 이 단계의 시스템은 인간이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인사이트, 예측, 특정 반복 작업의 자동화를 제공하지만 스스로 적응하거나 독립적으로 행동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Delta Airlines의 항공 기 지연 예측 시스템은 기상 패턴, 과거 데이터, 운영 제약을 분석해 고객 서비스 직원에게 재예약(Rebooking) 추천을 제공한다.
이 기술은 스마트 대시보드와 예측 알림을 통해 의사결정을 지원하지만, 모든 최종 행동은 인간이 직접 제어한다.

  “스마트한 대시보드와 예측 알림을 통해 도움을 주지만, 스스로 행동하지는 않는다.”  

 

증강형 AI (Augmented AI)

“협력적이고 상황을 인식하는 AI“
Augmented AI는 혁신적인 코파일럿(Co-pilot) 모델을 도입했다. 이 단계의 AI는 인간 옆에서 진정한 파트너처럼 작동하며, 맥락을 학습하고, 동적으로 상호작용하며, 행동을 제안하지만 실행에는 여전히 인간의 승인이 필요하다. 대표 사례는 GitHub Copilot이다. 이 도구는 개발자가 코드 를 더 빠르게 작성할 수 있도록 함수 전체를 제안하고, 버그 가능성을 식별하며, 코드 리뷰 속도를 높여준다. 즉, 인간의 창의성과 전문성을 증강(Augment)하여 개발 프로세스를 혁신하지만, 코드를 스스로 배포하거나 실행하지는 않는다.

  “증강형 AI를 통해 기계는 인간의 파트너가 되었지만 여전히 인간의 승인이 필요하다.”    

 

자율형 AI ( Autonomous AI)

“결정하고, 행동하고, 학습하는 AI”
자율형 AI는 AI 발전의 최전선에 위치해 있으며, 패러다임 전환의 중심에 있다. 이 시스템은 복잡한 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고, 판단하며, 인간의 최소한의 개입 또는 전혀 개입 없이도 실시간으로 행동한다. 지시를 기다리거나 승인을 요청하지 않고, AI가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하며 결과로부터 학습할 수 있다. 이렇게 AI는 복잡한 워크플로우를 독립적으로 실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Amazon)의 공급망 에이전트는 수백만 개의 SKU(재고 관리 코드)를 자율적으로 조정하고, 돌발 상황에 따라 배송 경로를 재설정하며, 공급업체 리스크까지 관리한다. 또한 인간의 승인 없이 24시간 연중무휴로 작동하며, 인간이 동일한 속도와 규모로는 도달할 수 없는 수준의 정밀하고 효과적인 결정을 내린다.

  “자율형 AI는 단순히 조언만 하지 않는다. 인간보다 더 빠르게, 더 큰 규모로, 때로는 더 뛰어난 방식으로 행동한다.”   

 

 

3. 자율형 AI의 영향: 효율, 속도, 규모의 혁신

이제 자율형 AI는 이론적 가능성을 넘어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가시적인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효율, 속도, 규모라는 세 가지 차원에서 두드러진다. 응답 속도는 획기적으로 단축되어 기존 대비 5~10배 빨라졌고, 덕분에 ‘항상 작동하는(Always-on)’ 비즈니스 운영을 가능하게 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자율형 시스템이 한계 비용 없이 확장된다는 것이다. 즉, 수요가 증가하더라도 휴식 시간이나 휴가, 추가적인 교육이 필요하지 않다.

 

ex. 아마존(Amazon)의 공급망 에이전트는 수백만 개의 SKU에 걸쳐 재고를 자율적으로 조정하고, 배송 경로를 재설정하며, 공급업체 리스크까지 관리한다. 이 에이전트는 인간의 승인 없이 24시간 연중무휴로 작동한다. 이는 미래 기술이 아니라 이미 현실화된 모습이다.

 

ex. 플렉스포트(Flexport)의 자율형 에이전트는 전 세계 화물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자동으로 컨테이너 경로를 재설정하고 스마트 계약을 통해 물류 업체와 협상한다. 혼란이 극심한 시기에도 자동화된 재계획 시스템을 통해 선적 지연이 30% 감소했다.

 

ex. 조달(Procurement) 영역에서 자율형 시스템은 중·저가 구매 주문의 50~70%를 인간 개입 없이 독립적으로 처리하고, 조달 주기를 3~5배 가속화한다. 또한 특정 품목군에서는 5~10%의 비용 절감 효과를 내면서도, 정책 준수율을 90%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4. 자율형 AI가 가져올 ‘일의 미래’


자율형 AI는 단순히 우리가 하는 ‘일‘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어떻게 일하는지, 어떻게 조직을 운영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틀을 새로 정의한다. 이 영향은 기술 도입을 넘어, 역량 재정비(리스킬링 포함), 리더십과 경영 혁신, 조직 설계 방식의 재편 등 넓은 영역으로 확장된다.

 

1) 일의 형태: ‘활동 기반’에서 ‘성과 기반’ 모델로 전환
개별적인 업무(Task)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직무(Job)의 개념은 크게 재편될 것이다. 자율형 에이전트가 실행과 프로세스 관리를 담당하게 되면서, 인간은 판단력, 창의성, 공감력, 전략적 사고 등 혁신과 의미를 만들어내는 본질적인 영역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2) 비즈니스 프로세스: ‘고정된 절차’에서 ‘유연한 시스템’으로 변화
기존의 경직되고 사일로화 된 워크플로우는 목적 기반의 역동적인 시스템으로 새로 설계될 것이다. 자율형 에이전트가 스스로 상황을 파악하고, 목표를 해석하며, 결과를 도출하는 데 필요한 단계를 구성한다. 조직은 더 이상 세부 절차를 일일이 설계하지 않으며, 고차원적인 목표를 정의해 지능형 시스템이 이를 실행하도록 맡길 것이다. 그 결과,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설계하는 방식을 ‘표준화’하기 보다는 ‘지속적으로 최적화’하는 데 더 중점을 두게 될 것이다. 

 

3) 관리자 역할: ‘관리’에서 ‘설계’로 전환

에이전트가 일상적인 의사결정을 수행하면, 승인, 조정, 에스컬레이션(상위 보고)에 의존하는 기존의 관리 체계는 의미를 잃는다. 그 대신, 관리자는 인텔리전스 설계자로서 인간과 AI 역량이 조화를 이루도록 생태계를 설계하고, 팀이 새로운 협업 방식을 익힐 수 있도록 코칭할 것이다. 

 

4) 리더십: ‘통제형’에서 ‘연결형’으로 진화
에이전트가 자율적으로 실행, 학습, 적응하는 환경에서, 리더는 조직의 목적과 문화의 설계자가 된다. 리더의 역할은 업무를 지시하는 것이 아닌 조직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으로 바뀌는데, 이는 지능형 에이전트, 인간의 역량, 조직이 축적한 지식을 하나의 방향으로 정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리더의 권한은 계층적 위치보다는 명확한 비전, 윤리적 기준, 대규모 학습 시스템을 이끌어 나가는 능력에서 나온다. 특히 AI 역량에 대한 이해, 시스템적 사고,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능력, 그리고 인간-기계 간 협업을 신뢰로 이끄는 감성 지능이 필수적인 리더십 스킬이 될 것이다. 

 

5) 필수적인 ‘새로운 거버넌스 프레임워크’
AI 시스템이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시대에는 책임 구조가 더욱 스마트하고 확장 가능해야 한다. 조직은 AI의 결정 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체계(Ai Traceability), 복구 프로토콜(Fallback Protocols), 인간의 개입 매커니즘, 그리고 강력한 윤리적 안전장치를 갖춰야 한다. 즉, 질서 있는 자율성이 필요한 것이다. 

 

6) 조직의 지속적인 성장 동력, ‘리스킬링(Reskilling)’
직무가 끊임없이 진화하면서 역할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으며, 비즈니스 감각, 기술 이해, 시스템적 사고가 하나로 융합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적응력(Adaptability)이 곧 새로운 의미의 고용 안정성이 되고, 지속적인 학습(Learning)이 조직에 대한 헌신과 깊은 몰입을 이끄는 방식이 되고 있다. 

 

7) 조직 설계: ‘위계 구조’에서 ‘지능적인 신경망’ 모델로 진화

이제 조직 설계는 산업 시대의 위계 구조에서 벗어나, AI처럼 지능적으로 연결된 신경망형 구조로 진화해야 한다. ‘신경망형 조직’은 미래의 기업 운영 방식에 있어가 장 근본적인 변화 중 하나를 나타낸다. AI 시스템이 서로 연결된 지능으로 작동하듯, 기업 역시 역할과 팀, 그리고 에이전트 AI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가치를 주고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조직은 선형적이고 경직돼 있다. 명확한 보고 체계, 세분화된 부서, 표준화된 절차를 바탕으로 움직인다. 덕분에 예측하기엔 쉽지만, 속도는 느리고 효율은 떨어진다. 의사결정은 위에서부터 하향식(Top-down)으로 전달되고 일은 부서별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함께 일하려면 회의를 잡고, 이메일을 돌리고, 결재 라인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은 몇 주씩 소요되기도 한다. 안정성이 중요하고 예측 가능성이 높은 시대에는 이 구조가 효과적이었지만, 지금처럼 변동성이 크고 민첩성이 중요한 환경에서는 한계를 드러낸다.
 

반대로, 신경망형 조직 모델은 인간의 뇌와 매우 흡사하여, 기존의 조직 모델과 완전히 다른 원리로 작동한다. 의사결정 권한은 최고위층에 집중되지 않고, 여러 노드(팀, 기능 부문, 에이전트)에 분산되어 있다. 각 노드는 서로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있어 병목 현상 없이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조직은 스스로 학습하고 적응하는 능력을 지닌다. 이에 시장 변화, 고객 요구, 운영 상의 변수에 즉시 반응하며, 필요하면 구조를 재조정할 수 있다. 이런 조직에서는 가치가 일방향으로 흐르지 않는다. 전류가 신경망을 따라 흐르듯, 가치는 조직 전체에서 순환한다. 조직은 매 순간의 상호작용에서 학습하고, 경영진의 지시나 분기별 계획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구조와 프로세스를 최적화해 나간다. 

 

 

5. 미래형 기업의 모습: 두뇌와 같은 신경망형 조직으로 재편해야


앞으로의 자율형 기업은 기계가 아닌 살아있는 시스템, 즉 생명체처럼 작동할 것이다. 스스로 적응하고, 지능적으로 사고하며, 유연하게 움직인다는 의미다. 의사결정은 점점 가속화되고, 혁신 주기는 짧아지며, 복잡한 환경 속에서도 빠르게 감지하고,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는 조직이 경쟁우위를 차지할 것이다.
 

과거에 우리는 비즈니스를 기계처럼 설계했다. 경직되어 있고, 순서가 명확하고, 규칙에 얽매여 있었다. 하지만 자율형 AI 시대의 승자는 두뇌처럼 작동하는 기업이 될 것이다. 빠르고 유연하며 스스로 학습하고 유기적으로 연결된 조직 말이다. 인간과 에이전트 AI는 제품 출시, 문제 해결, 새로운 기회 포착과 같은 실시간 비즈니스 니즈에 따라 구성되는 ‘크로스 펑셔널 팀(Cross-functional Pods)’ 형태로 협력할 것이다. 이러한 신경망형 기업 모델에서 인간은 절차를 관리하는 중간관리자가 아니라, 네트워크의 오케스트레이터(Orchestrator)이자 디자이너(Designer), 그리고 End-to-end 실행자(Executor)로서의 역할을 한다. 에이전트 AI는 실행, 패턴 탐지, 최적화를 담당한다. 이 과정에서 신뢰, 투명성, 피드백 루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간은 에이전트의 행동 방식을 이해해야 하고, 에이전트는 인간의 판단으로부터 배워야 한다.
 

자율형 AI는 단순한 기술 진보가 아닌, 비즈니스의 근본을 다시 설계하라는 신호다. 조직은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변화를 거부하고 도태될 것인가, 아니면 이를 기회를 삼아 경쟁우위를 새롭게 정의할 것인가. 이 변화에는 대담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성공은 변화를 관리하는 능력이 아니라 조직의 가능성을 새로 상상하는 용기에서 나온다. 앞으로 살아남는 기업은 업무, 리더십, 가치 창출의 전제 자체를 기꺼이 재정의하는 기업이 될 것이다. 게다가 전략적 포지셔닝의 기회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자율형 AI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기업은 지속가능한 경쟁 우위인 경제적 해자(Competitive Moat)를 가질 것이다. 지금 바로, 자율 역량 강화, 인력 재교육, 운영 모델 재설계에 투자하는 기업만이 자신이 속한 산업의 미래를 주도할 것이다.
 

이제 질문을 바꿔본다. ‘자율형 AI가 비즈니스를 혁신할 것인가?’가 아니라, ‘우리 조직은 변화를 주도할 것인가, 그 변화에 끌려갈 것인가?’로 자문해보자. 자율형 기업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이미 다가온 현실이다. 이 흐름을 인식해 과감히 움직이는 조직이 AI 시대의 새로운 성공 공식을 써 내려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