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arney Insight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인재다.' 인사 전략이 AI 가치 실현의 핵심인 이유

2025.08.21

 

1. 들어가며

 

AI는 더 이상 단순한 자동화의 도구가 아니다. 오늘날의 AI는 기업이 일을 수행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며,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 그 자체를 재편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기업 모더나(Moderna)는 최근 다소 파격적인 조직 개편을 발표했다. IT 부문과 HR 부문을 통합해 ’Chief People and Digital Technology Officer’ 라는 새로운 직책 아래 통합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이 역할은 기존 최고 인사 책임자였던 트레이시 프랭클린(Tracey Franklin)이 맡고 있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AI의 등장으로 급변하는 인재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 

 

모더나는 ChatGPT와 협업해 3,000개 이상의 맞춤형 AI 에이전트를 조직 전반에 배포했으며, 이 AI 에이전트들은 각기 다른 과업을 자동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결과, 기존 팀 구조는 사람이 잘하는 일과 기술이 더 잘하는 일을 기준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직무는 새롭게 창출되거나 폐지되거나, 혹은 재정의되고 있다. 이는 단적인 사례다.
 

이제 AI는 더 이상 단순한 자동화 기술이 아니라, 기업의 근본적인 일하는 방식과 조직 구조, 그리고 가치 창출 구조를 바꾸는 도구가 되고 있다. Salesforce의 조사에 따르면 89%의 CHRO(최고인사책임자)는 AI가 인력 재배치를 가능하게 하며, 보다 적합한 직무로 이동할 수 있게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기업들은 AI 도입은 가속화하고 있는 반면, 이에 상응하는 인재 전략의 재정비는 뒤처지고 있다. SHRM의 연구에 따르면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이 조직 내 AI 도입에 대해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느끼고 있으며, Ranstad에 따르면 AI를 도입한 기업 중 관련 AI 역량 교육을 받은 직원은 단 35%에 불과하다.
 

AI의 잠재력을 온전히 실현하려면, ‘미래에서 현재를 거꾸로 바라보는(Tomorrow-back)’ 방식의 인재 전략 재구상이 반드시 필요하다. 역할 정의, 인재 육성, 인재 배치 전반을 다시 설계하지 않는다면, AI 전환은 결코 그 진가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2. AI가 인력 구성에 영향을 미치는 6가지 영역


지난 몇 년간 생성형 AI의 눈부신 발전은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켜왔다. 기술의 역량이 한 단계씩 진화할 때마다, AI가 업무 방식과 인력, 그리고 기업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 고용주의 86%가 AI가 2030년까지 자사의 비즈니스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AI가 지금까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현재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 것인지를 고찰해보면, AI는 조직의 인재 운영, 조직 구조, 그리고 일하는 방식 전반에 걸쳐 전통적인 접근을 변화시킬 여섯 가지 주요 영역에 영향을 미칠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1. 일의 본질적 변화
AI가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지만, 현실은 훨씬 더 복합적이다. AI는 전체 직무를 대체하기보다는, 특정 업무(Task)를 자동화하는 경향이 훨씬 강하다. 예를 들어, JP모건체이스는 상업 대출 계약서를 해석하는 AI 학습 플랫폼을 도입하였다. 이 업무는 이전까지 매년 약 36만 시간에 달하는 변호사들의 시간을 요구하던 작업이었다. AI 도입 이후, 법무팀은 이제 단순 문서 검토에서 벗어나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기계가 반복적이고 거래성 중심의 업무를 처리하게 되면, 사람은 판단력, 창의성, 대인 관계 능력이 필요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AI를 효과적으로 통합하고자 하는 선도 기업들은 이를 위해 ‘직무 픽셀화(Job Pixelation)’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이는 하나의 직무를 개별 업무 단위로 세분화하여, 어떤 업무는 AI로 자동화하거나 보조할 수 있고, 어떤 업무는 인간 고유의 역량이 필요한지를 분석하는 접근 방식이다. 이후 남은 업무들을 요구되는 역량 중심으로 재조합하여 새로운 역할을 재설계한다. 예컨대, 한 기업은 금융 분석가(Financial Analyst)의 업무 일부와 영업 운영(Sales Operations)의 업무 일부를 결합할 수 있다. 이때 AI는 데이터 취합과 리포팅을 맡고, 사람은 전략적 의사결정, 내부 파트너십, 이해관계자 대응에 집중하게 된다. 또 다른 예로는, 재무 리포팅 역할과 인사 데이터 리포팅 역할을 통합하고, AI가 분석 요구사항을 처리하는 동시에 사람은 내부 커뮤니케이션과 협업 조정 업무에 집중하는 식이다.

 

2. 인재의 유연성
AI가 점차 특수하거나 반복적인 업무를 담당하게 됨에 따라, 많은 역할이 비판적 사고, 데이터 해석력, 디지털 도구 활용 능력과 같은 공통 핵심 역량에 기반해 수행되기 시작한다. 이는 직무별 요구 역량의 고유성을 낮추고, 조직 내 인재의 유연한 이동성(Internal Mobility)을 크게 향상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역할 간 인재의 동적 재배치(Dynamic Redeployment)’가 가능해지며, 이를 통해 조직은 우선순위 변화에 더욱 빠르게 대응하고, 내부에서 스킬 격차를 메우며, 자원 활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유니레버(Unilever)는 AI 기반 플랫폼을 활용해 직원의 역량을 기준으로 단기 프로젝트에 적합한 인재를 자동으로 매칭하고 있으며, 롤스로이스(Rolls-Royce)는 ‘역량 중심 모델(Skill-based Model)’을 통해 직원들을 새로운 역할로 순환 배치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유연성을 조직 전반에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워크포스 기획, 인재 개발, 성과 관리 시스템 전반을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조직의 민첩성과 대응력을 높이는 동시에, ‘어떤 과업에 어떤 인재가 적합한가’에 대한 정교한 정렬(Task-to-talent Alignment)을 요구하는 도전 과제이기도 하다.

 

3. 조직 구조에 미치는 영향
업무가 변화하고 인재가 유연하게 전환 가능해짐에 따라, 기존의 조직 구조 역시 변화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정적인 ‘직무 기반 조직 모델(Role-based Model)’은 점차 ‘업무와 역량 중심의 동적 구조(Task- and Skill-based Architecture)’로 대체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전통적인 위계 구조는 점차 평탄화(Flattening) 되고 있다. 가트너(Gartner)는 2026년까지 전체 조직의 20%가 AI를 활용해 중간 관리자 역할의 절반을 감축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AI는 조직 내 피라미드 구조의 하단에서 자동화를 가능하게 하고, 자원 계획, 업무 진행 상황 추적, 성과 모니터링 등 중간 관리자 고유의 기능을 실시간 AI 인사이트로 대체함으로써, 중간층 역할에 대한 수요를 줄이고 있다. 실제로 Google은 AI 기반 효율성 향상 전략의 일환으로 전체 관리자 직무의 약 10%를 감축하거나, 비관리직으로 재배치한 바 있다.
 

그 결과, 관리자의 수는 줄어들지만 각 관리자의 책임 범위는 훨씬 더 넓어지고 관리의 복잡성 또한 커지게 되었다. (그림1)은 조달 조직의 사례로, 재조정된 조직 구조가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 그림1. AI의 능력 덕분에, 조달 조직은 훨씬 더 적은 관리자로 더 넓은 범위를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

 

4. 새로운 리더십 역할

AI 기반 환경에서의 리더십은 과거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역량을 요구한다. 조직의 리더는 단일 기능 부서를 관리하는 수준을 넘어서, 다기능적이고 유동적인 환경에서 사람과 기술, 전략을 연결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리더는 다음과 같은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 우수한 인재 관리
  • 역량 복잡한 문제 해결 능력
  • 다양한 도메인에 대한 폭넓은 이해높은 수준의 감성 지능(EQ)
  • 디지털 도구에 대한 친숙함과 유연한 활용 능력

 

이러한 리더십 역량을 갖춘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이야말로, 기업이 AI 시대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헤쳐 나가기 위한 핵심 기반이 된다.
 

동시에, 리더는 조직 내 AI에 대한 신념과 역량의 격차를 해소하는 중재자이자 촉진자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즉, AI에 회의적인 이들을 동기부여하고, 기술에 소극적인 인재를 지원하며, 구성원 모두가 AI를 ‘의미 있고 실행 가능한 도구’로 인식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가장 성공적인 리더는 다음 세 가지를 실천한다: 조직의 AI 및 자동화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직원들이 AI가 자신의 업무를 어떻게 보완하고 향상시킬 수 있는지 이해하도록 돕고, 직원들이 AI와 함께 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도록 유도한다.

 

5. 지속적인 개선을 조직 문화 표준으로 내재화
AI는 기존의 일회성 대형 전환(One-and-done Transformation) 모델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재창조와 혁신(Continuous Reinvention) 중심의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 앞으로의 기업은 변화를 일회성 프로젝트로 간주하기보다, 기술의 진화가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을 상시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어떻게 조직 목표 달성에 활용할 수 있을지를 지속적으로 탐색해야 한다. 이에 따라 조직은 AI를 단발성으로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 흐름에 점진적이고 유연하게 AI를 통합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는 탑다운식의 ‘빅뱅 실행’이 아니라, 일상적이고 점진적인 변화 관리와 개선이 일상이 되는 문화를 필요로 한다. 즉, 지속적 개선을 환영하고, 조직의 민첩성을 강화하며, 새로운 AI 역량을 규모에 맞게 받아들일 수 있는 조직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뷰티 기업 로레알(L’Oréal)은 AI를 자사 ‘뷰티 테크 전략’의 핵심 동력으로 설정하고, 제품 개발, 생산, 마케팅 전반에 AI를 통합하고 있다. 로레알은 화장품 포뮬레이션 전용 AI 모델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였고,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제품 개발과 혁신 프로세스를 가속화하고 있다. 4,000여 명에 이르는 자사 연구진들이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기존 제품을 리포뮬레이션 하는 데 있어 AI가 핵심 도구가 되고 있다. 향후 로레알은 AI를 활용해 재생 원료의 기능성을 테스트하고, 생산 확장을 최적화하는 등 포뮬러 개발 프로세스를 전면 재설계할 계획이다. 마케팅 영역에서도 생성형 AI를 활용해 내부 아이데이션, 디자인, 캠페인 기획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매력적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개선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하는 조직 내 거버넌스로, 로레알은 ‘생성형 AI 태스크포스(Task Force)’를 구성해 다음을 수행하고 있다: 조직 전반의 AI 활용 가능성 및 적용 사례를 발굴하고, ’직원 재교육 및 역량 강화(Upskilling)’를 통해 AI 도입에 대한 이해도를 제고하며, 사내 AI 커뮤니티 구축을 통해 조직 전체가 AI 활용과 전문성을 공유하고 확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6. 전략적 비즈니스 지렛대로서의 L&D

학습과 인재개발(Learning and Development, L&D)은 단순한 지원 기능이 아니라 비즈니스 성과와 직원 경험을 동시에 이끄는 전략적 동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AI 기반 플랫폼을 활용하면, 조직은 개인적 배경, 필요 스킬, 그리고 진화하는 비즈니스 요구에 따른 맞춤형 학습 여정을 대규모로 제공할 수 있다(그림 2). 제너럴 밀스(General Mills)와 네슬레(Nestle)는 이러한 변화를 대표하는 사례로, AI를 통해 맞춤형 교육, 실시간 피드백, 그리고 구성원의 업무 과정에서 직접적으로 타겟형 지원을 제공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구성원의 몰입도를 높이고, 직무 만족도를 향상시키며, 특히 복잡하거나 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필요한 기술을 AI 기반 시뮬레이션을 통해 안전하게 학습할 수 있도록 하므로 역량 향상의 속도를 높인다. 앞으로 조직은 L&D의 성공을 단순히 교육 이수율 등의 지표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생산성, 조직 민첩성, 내부 이동성, 핵심 역량 강화 등 성과 중심 지표로 측정할 필요가 있다.

 

► 그림2. AI는 조직이 변화하는 비즈니스 요구에 맞게 인재를 효과적으로 배치하고 조율하도록 돕는다.

 

3. 변화를 위한 인재 전략: AI의 성공과 임팩트를 실현하는 열쇠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이제는 인재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할 시점이다. AI의 진정한 가치를 실현하려면, ‘미래에서부터 거슬러 올라오는(Tomorrow-Back)’ 방식의 인재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는 조직이 앞으로 어떤 역할이 존재하고, 어떤 업무가 수행되며, 어떤 역량이 요구될 것인지를 명확히 정의하는 작업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러한 전략은 곧 다음과 같은 조직 운영 전반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 AI 기반 효율성을 반영하여 관리 범위와 계층 구조를 재설계
  • 유연한 인재 배치와 크로스펑셔널 협업이 가능한 구조 설계
  • 높은 복잡성과 민첩성을 견딜 수 있는 차세대 리더십 파이프라인 구축
  • 역량 체계(Skill Ontology)를 기반으로 한 동적 학습 생태계 구축

 

분명히 AI는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변화가 성공할 수 있을지는 결국 ‘인재와 워크포스 전략’에 달려 있다. 진정한 경쟁 우위는 도구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을 조직하는 방식, 역량을 키우는 방식, 변화를 이끄는 방식에 존재한다.

 

지금 이 순간, 조직의 워크포스 모델을 재설계하기 시작한 기업이야말로 앞으로 생산성, 혁신, 그리고 지속가능한 성장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다.